성공의 8할
블로그 폐쇄 위기에 부쳐, 다시 보는 우디 앨런의 조언
블로그 한답시고 첫 글을 올려놓고는, 5월 한 달을 건너뛰고 6월이다.
- 블로그를 연다.
- 글을 몇 개 올린다.
- 일이 바빠지고 글쓰기는 뒷전이 된다.
- 블로그는 점차 폐허가 된다.
- 몇 달 뒤 블로그는 폐쇄된다. (!!!)
나에게는 이 회로가 뚫려있다. 또 이 패턴인 걸까?
그런데 이번엔 사안이 더 엄중하다. '또 변덕부릴 것 같으니, 지켜봐주면 좋겠다'며 홈페이지 주소까지 전달해둔 이도 있었기 때문이다.
5월에도 글을 쓰긴 썼다. 실은 두 편이나 썼다. 한 편은 매거진 인터뷰 기사였고, 다른 한 편은 짧은 에세이였다. 어쨌든 이 공간에는 올리지 않았다. 안 올린 것은 안 올린 것이다.
그런데 조금 전 노트 앱을 뒤적이다가, 몇 달 전 스크랩해둔 이 이미지와 마주쳤다.

그렇지. 꾸준함이란 이런 거지. 자세를 고쳐앉게 되었다.
한때, 우디 앨런의 이 말을 참 좋아했다.
Eighty percent of success in life is showing up.
성공의 8할은 일단 출석하는 것이다.
일이 막막하던 시절에, 출석만 해도 성공은 보장이라는 그의 말은 믿고 싶은 말이었다. 기댈 구석이었다. 잘 하고 있는지는 자신할 수 없었지만, 버티는 건 할 수 있었으니까. 도망가지 않는 것만으로도 성공의 80%는 보장된다면 괜찮은 거래라 생각했다.
한동안 잊고 지낸 우디 앨런 선생의 말을 다시 되새겨 보기로 한다.
내 글이 세상을 바꾸지 않아도 된다.
내 글이 내 인생을 바꾸지 않아도 된다.
그냥 쓰자.
쓰고 싶었으니까. '글 쓰는 자아'를 만들고 아껴주겠다고 결심했으니까. 이곳에 출석만 하자.
블로그의 8할은 일단 올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