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팅 500팀의 비결
헌지우이치엔의 양꼬치를 먹고 와서
얼마나 대단하길래 웨이팅이 500팀이 넘을까?
의구심이 들었지만,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올 때 쯤엔 깔끔하게 납득할 수 있었다.
헌지우이치엔은 중국에서 인기몰이 중인 양꼬치 식당인데, 직접 가보니 양꼬치계의 하이디라오가 될 것 같다. 이미 중국에 100여개 이상의 지점을 확장 중이라고 하니, 서울에 1호점이 생길 날이 곧 올지도 모른다.
멋진 업장을 만나면, 신이 난다. 업종은 다르지만 나도 이렇게 멋지게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솟구친다.
웨이팅할 때부터 나올 때까지 이어지는 기획자의 센스에 감탄했다.
웨이팅하는 동안 간식을 나눠주는데, 맛있는 우유맛 아이스크림에, 탕후루도 주고, 캔디도 줬다. 팝콘도 마음대로 가져가 먹을 수 있었다. 밥 먹기 직전 아이스크림이라니, 평소라면 절대 안 먹었겠지만 궁금해서 집어들었다. 공짜로 주는 아이스크림이 얼마나 맛있겠나 싶었지만, 맛있어서 하나를 다 먹었다. 혈당이 확 오르면서 웨이팅의 짜증은 사라지고 놀이기구 탑승을 기다리는 마음이 됐다.
긴 기다림 끝에 입장하니, 가방을 달라며 들어주었다. 마치 미용실에서 짐을 받아주듯, 나보다 갸녀린 체구의 직원이 내 짐을 받아들고는 자리로 안내했다.
자리에 앉으니, 곧장 또 다른 활기찬 남자 직원이 다가와 쿨패치를 이마에 직접 붙여주었다. 화로의 열기가 매우 뜨겁기 때문인데, 식당의 모든 손님들이 쿨패치를 이마에 붙이고 있었다. 그 풍경만으로도 신이 났다. 식당 브랜드 로고가 참으로 달린 머리끈도 나눠줬다.
양꼬치를 찍어먹는 시즈닝은 두 종류로 일회용 소포장이 예쁘게 되어 있었다. 서비스로 계란 볶음밥을 줬는데, 둘이 먹어도 절대 다 못 먹을 무지막지한 양이었다. 대부분의 중식당이었다면 만 오천 원은 받았을 퀄리티였다.
화력이 세서 고기는 금방 맛있게 익어갔고, 조금이라도 오버쿡 되면 즉시 새 꼬치로 바꿔준다고 했다. 직원들이 꼼꼼히 뒤집어 줘서 그럴 일은 보통 없는 것 같긴 하지만. 고깃집의 가장 큰 불편 중 하나가 엄청난 연기와 냄새일텐데 이 식당엔 연기가 없었다. 자체적으로 배연시설을 연구해 만든 모양이었다.
직원들은 모두 백수가 연상되는 파란색 추리닝을 입고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가? 응대도 편안했다. 웃음기를 가득 띠고 장난스럽게 말을 걸었고, 친절에 과함이 없었다. 거의 다 먹어 곧 일어날 시점이었음에도, 쿨패치가 식었을까 걱정됐는지 새 시트를 다시 이마에 붙여주었다.
다 먹고 나니, 또 다시 후식. 아이스크림의 포장지를 까서 입에 직접 넣어 먹여주었다. 우리 엄마도 아이스크림은 안 까주는데(!) 나는 양심상 식후 아이스크림은 생략했다.
계산할 때 보니 가격은 더 가관이었다. 스지 꼬치가 유명하다길래 추가 주문을 했는데, 계산서를 보니 스지는 찍 그어져있었다. 고객의 주문을 거부하고 서비스로 준 것이었다. 서비스를 줬으면 말이라도 해줘야 하지 않나? 생색조차 내지 않다니.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일행과 둘이 배터지게 먹었는데 3만 원이 나왔다. 우린 제로콜라도 시켰는데..
전체적으로 대접 받는 느낌이라기보다는, 돌봄을 받는 느낌이랄까. '고객님'이 아니라 '손님'이 된 듯한 느낌이었다.
식당을 나오며 우리가 느낀 감정은 고마움, 그리고 돈을 너무 적게 내서 미안한 마음이었다. 양꼬치를 먹으러 갔는데, 맛도 가격도 최고에 보살핌까지 받고 오다니. 서울에 있었다면 자주 갔을 것이다. 이런 재미있는 곳이 있다며 친구들을 몽땅 데려갔을 것이다. 약속 장소를 정할 때마다 물어보고, 안 가본 사람이 없어질 때까지 아마 계속 계속 데려갔을 것이다.
고객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느끼게 하는 것. 웨이팅 500팀은 이것이 목표가 될 때, 자연히 따라오는 결과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 세상엔 참 멋진 브랜드가 많다. 배울 것이 지천에 널려있다.